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백합 구근(알뿌리)값이 큰폭으로 올라 제주지역 화훼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다른 지방의 경우 구근값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50%를 지원하고 있으나 제주지역은 '찔끔 지원'에 그치고 있어 구근값 폭등에 따른 화훼농가들의 경영비 부담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11일 농협 제주본부와 중문농협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백합 구근은 대부분 네덜란드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 네덜란드 현지 가격이 올라 국내 농가들의 구입가격은 구근 1개당 850원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가격은 지난해 1개당 530원에 비해 무려 60.4%나 오른 것으로, 전체 생산비에서 구근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고 있는 현실에서 농가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도내 백합재배 농가에서 연간 지출하는 구근 구입비용은 연간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구근값 인상에 따른 추가 부담액은 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구근값 인상은 농가의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네덜란드산 백합 구근가격이 급등한 것은 예년에 비해 구근 재배면적이 감소,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데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화훼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서 수입물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내 농가들이 수출용 백합으로 생산하기 위해 수입하고 있는 둘레 18~20cm 구근의 경우 오른 가격에도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농가들은 어쩔 수 없이 주로 내수용 백합을 생산하는 14~16cm 구근을 구입할 계획이지만 이럴 경우 내수물량이 늘어나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 등 다른 지자체의 경우 화훼농가에 구근값의 50%를 지원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경감되고 있지만 제주도는 조천읍 신촌과 서귀포시 강정 화훼단지를 대상으로 격년제로 1억원씩 지원하는데 그쳐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해소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 재배농가는 "도내 백합의 주 수출국인 일본의 내수경기 침체로 백합가격이 하락되는 상황에서 구근값마저 폭등하고 있어 걱정이 이마저만이 아니다"라며 "안정적인 구근 수입을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지자체의 지원도 적극 모색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