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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7 11:38:58)
종묘업체, 장미 경매중단 요구 ‘물의’
대양종묘 “광주공판장 출하 ‘골드스트라이크’는 모두 무단증식”  

장미 품종권과 관련해 종묘업체가 화훼공판장에 경매 중지를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 물의를 빚고 있다.

프랑코로즈 등 외국계 육종회사의 한국총판인 대양화훼종묘는 최근 광주원예농협 화훼공판장에 공문을 보내 〈골드스트라이크〉 장미를 더이상 유통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다.

대양화훼종묘는 공문에서 자사 장미 품종인 〈썬럭〉(상표명 〈골드스트라이크〉)이 출원 공고됐음을 밝히고 “출원일 전후로 허락없이 생산·판매 등을 할 경우 출원 시점부터 소급해 손해배상 등의 권리 주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광주화훼공판장에 출하되는 〈골드스트라이크〉는 모두가 무단증식한 장미이므로 일절 유통을 삼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화훼업계는 “육종회사가 품종권을 가지고 공영 도매시장에 시비를 거는 것은 발상부터가 억지”라고 일제히 비난하면서 “공영도매시장을 이런 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광렬 광주화훼공판장장은 “〈골드스트라이크〉는 재배농가가 몇 안되는데 농가와 협상하지 않고 공판장에 공문을 보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특히 회사와 농가간 문제를 공판장 흔들기를 통해 해결하려는 이같은 시도는 우리 공판장만의 문제가 아닌 농산물 도매시장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판장은 매매를 위탁받아 경매를 통해 중도매인에 인도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고, 법률 전문가들 역시 유사한 해석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정부가 나서서 공영도매시장의 성격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훼업계에서는 대양측이 공문을 통해 출원일 전후 생산·판매한 데 대해서도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은 “종자산업법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법적 근거도 없이 공판장을 협박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현행 종자산업법에는 출원일 이전 식재한 장미는 선사용자에 통상실시권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드스트라이크〉는 2002년 6월29일 출원된 만큼 그해 6월28일 이전에 심은 장미는 농가에 생산·판매 등의 권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대양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황의도 대양화훼종묘 대표는 “경기와 충청지역 농가에만 〈골드스트라이크〉를 팔았으므로 광주공판장에 출하되는 장미는 무단번식한 것”이라며 “적법하게 생산하지 않은 장미는 취급하지 말아달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mysun@nongmin.com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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