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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9 16:13:08)
현장속으로-로열티 문제로 고통받는 김해시 화훼농가
“힘없어 당할 수밖에 …”

“로열티 문제로 장미 농사 짓기가 겁이 납니다. 생산자단체와 정부 등이 장미 육종회사와 적극 협상에 나서 로열티 부담을 덜어줬으면 합니다.” 장미 육종회사들이 로열티 문제와 관련해 최근 한국장미생산자연합회(한장련)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개별 화훼농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자 농가들이 너무 가혹한 처사라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002년 3월에 구입한 장미 품종을 번식해 출하해온 김해시 김우종씨(53·대동면 신안마을)는 지난 13일 피땀 흘려 재배해온 1,350평의 비닐하우스에 들어 있는 장미묘목을 송두리째 뽑아내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다고원예로부터 〈로저유미〉를 무단번식했다며 한그루에 1,400원씩 모두 2,800만원의 로열티 지급을 요구받고 이를 거절해오다 종자산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하자 결국 해당 육종사와 고소 취하 조건으로 장미묘목을 뽑아낸 것.

같은 마을 유중규씨(51)도 1,000평의 비닐하우스에 심은 〈레드칼립소〉에 대해 외국계 국내판매법인인 기홍통상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유씨는 3월중 경찰 출석을 앞두고 최악의 경우 장미를 뽑을 생각에 일할 의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로열티 문제가 지역이나 농가마다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육종회사가 개별 농가를 대상으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라고 원망했다.

유씨처럼 장미 로열티 문제로 기홍통상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농가는 대동면 일대에서만 10여농가에 이르는 데다 다른 장미 육종회사인 코로사 측도 법적대응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장미 농가들은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농가들이 더욱 답답해하는 것은 어느 곳에서도 로열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개별 농가들이 어려움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점. 김우종씨는 “농업인들은 소송으로 인한 시간적·정신적 부담을 견뎌내기 힘들어 결국 육종회사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한그루당 1,450원의 로열티를 주고는 농사를 짓기가 힘든 데다 로열티도 농가마다 차이가 나는 것 같아 명확한 지침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농업인들은 육종회사들이 이미 심어 놓은 장미에 대해 한장련과 로열티 감면조치는 물론 적정성 여부 등을 다시 협상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강력하게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육종회사 관계자들은 “로열티를 낸 농가와의 형평성 때문에 심어 놓은 장미는 로열티 감면이 어렵고, 또한 한장련에 속하지 않은 농가와는 다시 협상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아 한장련과의 협상이 더 이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기홍통상 관계자는 “사실상 한장련과의 협상이 끝난 만큼 개별농가들을 대상으로 로열티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은 농가에 대해서는 장미를 뽑아낼 것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해=김철웅기자〈 cwkim@nongmin.com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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